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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토크콘서트, 설악산 10동지가 후대 산악인들에게 남긴 것
산악토크콘서트, 설악산 10동지가 후대 산악인들에게 남긴 것
  • 송희원 기자
  • 승인 2019.11.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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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악박물관 산악토크콘서트가 지난 11월 14일 저녁 7시 서울 강북구 수유역 인근 노스페이스 3층 이벤트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산악토크콘서트는 설악산 10동지 조난 사고 50주기를 맞아 국립산악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산악회 특별전시’와 연계하여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도 대한산악연맹 고문, 아시아산악연맹 이인정 회장, 국립산악박물관 박종민 관장 등을 비롯한 산악인 5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행사 시작에 앞서 국립산악박물관 박종민 관장은 “설악산 10동지 조난 사고와 관련해 그 이후 산악계의 변화를 말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산악의 학문화를 위해서 이번 발표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1969년 10동지 조난 사고를 겪은 생존자이자 국제산악연맹 명예회원인 이인정 회장도 “이런 자리를 통해 설악산 조난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서 앞으로 산악계에 이런 불상사가 없길 바란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국립산악박물관 박종민 관장(좌) 아시아산악연맹 이인정 회장(우)

이번 산악토크콘서트는 1부 주제발표와 2부 토론회 시간으로 나눠서 진행됐다. 1부에서는 대한산악연맹 등산연수원 유학재 교수부장(전 한국산악회 산악연수원 부원장)과 한국산악회 이영준 학술문헌이사(본지 기자)가 각각 ‘설악산 눈사태 조난사: 10동지 사고보고서를 중심으로’, ‘10동지 사고 이후 한국산악회 및 한국산악계의 변화’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이후에 진행된 2부 토론회에서는 한국산악회 전완근 회원이 사회자를 맡고 한국산악회 산악도서관장이자 코오롱등산학교 명예교장인 이용대와 한국산악회 부회장이자 하루재클럽 대표인 변기태가 토론자로 나서 주제 발표자들과 함께 열띤 토론을 펼쳤다.

첫 번째 순서로 대한산악연맹 등산연수원 유학재 교수부장의 ‘설악산 눈사태 조난사: 10동지 사고보고서를 중심으로’ 주제 발표가 있었다.

유학재 발표자는 『1971년 3월 3일 제1회 해외 원정 등반훈련대 설악산조난조사보고서』를 토대로 16일 동안 있었던 조난 구조 활동의 경과를 되짚어 보며 사고의 원인을 분석했다.

유학재 발표자는 “조난의 직접적인 원인은 눈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깔대기형’ 지형에 막영지를 선정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사고원인으로 ▲확보되지 않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훈련을 추진한 점 ▲신문에 해외 원정을 파견한다고 이미 공표를 해놓아서 준비 부족에도 불구하고 명분을 위해 훈련이 무리하게 추진된 점 ▲당시에는 폭설이 빈번해 눈이 내리는 것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했던 점 등을 꼽았다.

유학재 발표자는 “설악산 10동지 사고가 한국산악계에 남긴 업적을 되새기면서 앞으로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적절한 이론과 실재를 바탕으로 안전한 산행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발표를 마무리 지었다.

대한산악연맹 등산연수원 유학재 교수부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두 번째 발표자인 한국산악회 이영준 학술문헌이사는 1969년 설악산 조난 사고 이후 1969년~1970년대 산악계의 변화에 대해 주목했다.

이영준 발표자는 ▲젊은 층의 유입과 등산교육시장의 형성(1971년 적설기 등반 연구반 겨울등산학교와 1974년 한국등산학교 개교) ▲알프스 등산훈련대 파견과 국내 기술보급(프랑스 국립스키등산학교에서 한국인을 위한 특별 4주 과정 마련) ▲산악구조대 창설과 안전의식 변화(1972년 서울산악조난구조대와 한국산악회 조난구조대 창설) ▲대상지 확장과 해외등반(1977년 에베레스트 원정대, 1975~1978년 한국산악회 안나푸르나 4봉 원정대 등)을 사고 이후 산악계에 일어난 4가지 변화로 꼽았다.

특히 이영준 발표자는 설악산 조난 사고가 일어났던 1969년 당시 20대를 일명 ‘69세대’로 일컬으며 ‘69세대는 산악운동의 부흥기를 이끈 세대’라고 평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산악회 회원 평균연령은 60.5세이고 30대 이하 회원의 비중은 7.3%밖에 안 된다”며 “후대 산악계를 이을 젊은 세대를 어떻게 유입할 것인지는 이 자리에 모인 청중들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산악회 이영준 학술문헌이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1시간여의 주제 발표가 끝난 뒤 전완근 사회자의 주도로 유학재·이영준 발표자, 이용대·변기태 패널들이 청중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패널로 참여한 코오롱등산학교 이용대 명예교장은 당시 사고의 원인을 다시 한번 되짚으며 “1969년 이전에는 눈사태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고 정보도 없었다”며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해 이런 사고가 미연에 방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 명의 패널인 하루재클럽 변기태 대표는 이영준 발표자의 발표 내용과 연관해 ‘후진 양성을 위해 어떤 대안을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산악인들이 여전히 너무 (등반)기술에만 매몰되어 있다”며 “저마다 타고난 재주를 가진 젊은이들이 산악계에서 각자 한 분야씩 맡아서 다양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우리 선배들이 터전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이영준 발표자, 유학재 발표자, 전완근 사회자, 이용대 패널, 변기태 패널

토론회에 참가한 한 관객은 “10동지를 비롯한 많은 산악계 선배님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산악계가 지금 이렇게 발전했다”며 “선배들이 남긴 족적을 어떻게 젊은 사람들이 대를 이어갈 수 있게 할지 한국 산악계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