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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클라이밍 올림픽 출전선수 선발 진통
스포츠클라이밍 올림픽 출전선수 선발 진통
  • 오영훈 미국통신원
  • 승인 2019.12.1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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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SC-일본 불통행정으로 오해 키워 ... 40명 중 28명 결정돼

첫 정식종목으로 치러지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경기에서 선수 선발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일단 스포츠클라이밍 종목은 난이도, 볼더링, 속도경기를 합한 ‘콤바인’ 유형으로 펼쳐진다. 남녀부 금은동 총 6개의 메달을 두고 남자 20명, 여자 20명이 선발돼 올림픽 본선에서 경기를 펼친다. 한 국가는 남녀 각 2명씩 최대 4명까지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다.

남녀 20명씩의 선발 방식은 이렇다. 먼저 개최국 일본에게 남녀 각 1명씩 자동 출전권이 주어진다. 또 남녀 각 1명씩 출전권은 특정 상황에 따라 올림픽 위원회가 직접 선정해 주게 되어있다. 다른 경기종목에도 해당되는 규정이다. 나머지 18명 중 세계챔피언십에서 7명, 올림픽예선에서 6명, 5개 대륙별 챔피언십에서 각 1명씩 선발한다. 이중 세계챔피언십은 지난 8월 일본 하치오지에서 열렸고 올림픽예선전은 11~12월에 걸쳐 프랑스 툴루즈에서 열렸다. 대륙별 챔피언십은 2020년 2~4월에 각 대륙에서 열린다. 

문제는 국제스포츠클라이밍협회(IFSC)와 각 국가 올림픽위원회 소속 스포츠클라이밍 주관단체 모두 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의사결정도 독단적인 게 화근이었다. 일단 선발과정 자체가 복잡하다. 유능한 선수를 다수 보유한 일본의 경우 개최국이어서 출전권을 자동으로 1장 확보한 상태다. 그런데 하치오지 세계챔피언십에서 남녀 모두 우승(토모아 나라사키, 아키요 노구치)을 포함해 7위권에 두 명 이상 올랐다. 다른 국가라면 성적순으로 상위 두 명에게 올림픽출전권이 보장된다. 그러나 일본은 개최국 출전권 1장을 IFSC가 아닌 일본이 직접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대회에서 상위에 오른 두 명씩에게 자동으로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즉 일본 협회 측에서 출전권을 직접 부여할 수 있는 재량을 가진 셈이다.

스포츠클라이밍 최강국 중 하나로 꼽히는 일본에서 월등한 성적으로 가장 먼저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토모아 나라사키. 사진 교도뉴스.
스포츠클라이밍 최강국 중 하나로 꼽히는 일본에서 월등한 성적으로 가장 먼저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토모아 나라사키. 사진 교도뉴스.

대표적인 문제는 여자부 2위에 오른 미호 노나카다. 노나카는 대회 직후 어깨 부상을 입었는데, 올림픽까지 부상 회복이 의심스럽기 때문에 일본 협회 측에서 출전권을 미리 주기를 꺼렸으리라는 추측이 무성했다. 1위에 오른 나라사키, 노구치는 출전권을 얻었지만 남은 2명의 올림픽 출전자는 11월에 들어서야 결정됐다. 노나카를 포함해 세계챔피언십 당시 일본 2위에 오른 두 선수가 나란히 선정됐지만, 일본 자국 스포츠클라이밍 경기를 통한 결과를 합산했다는 후문이다.

다른 문제는 지난 11~12월에 걸쳐 프랑스 툴루즈에서 열린 올림픽예선전이었다. 대회를 며칠 남겨두지 않고 주최측인 IFSC는 별다른 설명 없이 대회 규정을 바꿨다. 남녀부 각각 2명씩이었던 국가별 출전선수 제한규정을 갑작스럽게 폐지한 것이다. 그러자 종전 기록이 상위권에 있던 일본, 미국, 프랑스 선수 4명이 출전자격을 얻고 다른 4명이 출전명단에서 빠지게 됐다. 졸지에 출전을 못하게 된 탈락자들이 불만을 표하자 주최측은 이들을 다시 출전선수 명단에 넣었다. 결국 총 40명의 선수가 겨루기로 되었던 대회가 44명으로 참가인원이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일본 연맹은 IFSC를 고소하기까지 이르렀다. 갑작스런 규정 변경으로 대회에 참가하게 된 미국과 프랑스 선수는 마침내 준수한 성적을 거둬 올림픽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IFSC의 행정에 대해 팬들로부터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세계챔피언십에서 2위에 올랐음에도 어깨 부상으로 출전권을 놓칠 뻔한 일본의 미노 노나카. 사진 에디 파우케.
세계챔피언십에서 2위에 올랐음에도 어깨 부상으로 출전권을 놓칠 뻔한 일본의 미노 노나카. 사진 에디 파우케.

툴루즈 올림픽예선에서 남녀 우승자는 모두 일본인(후타바 이토, 코코로 후지)이었는데 둘 모두 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한다. 일본은 대회 직전에 이미 총 4명의 출전자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올림픽예선’이라는 이름을 내건 대회의 우승자가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는 기현상에 선수나 관객, 팬들 모두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또 일본 협회의 불통행정과 뒤늦은 출전자 결정은 오해를 키워 툴루즈 대회의 일본인 우승자가 올림픽 출전권을 얻게 될 것인지에도 헛된 관심을 모은 해프닝이 벌어졌다.

또 툴루즈 대회 중에도 문제가 있었다. 난이도 대회에서 슬로베티아의 예르네이 크루더(남)가 경기를 펼치던 중 잡은 홀드가 떨어지면서 재경기를 치르게 됐고, 크루더는 간발의 차로 올림픽 출전권 확보에 실패했다. 

난이도 종목에서 예르네이 크루거가 홀드가 빠지며 추락했다. 사진 클라이머스뉴스.
난이도 종목에서 예르네이 크루거가 홀드가 빠지며 추락했다. 사진 클라이머스뉴스.

현재 남녀 도합 40명 중 28명의 올림픽 출전자가 결정됐다. 출전국은 일본(4명), 프랑스(3), 독일(2), 이탈리아(2), 중국(2), 오스트리아(2), 미국(2), 슬로베니아(2), 카자흐스탄(1), 캐나다(1), 체코(1), 스페인(1), 영국(1), 폴란드(1), 스위스(1), 러시아(1) 등이다.

프랑스 툴루즈 올림픽예선전에서 체코의 아담 온드라가 스피드클라이밍 종목 등반을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하치오지 세계챔피언십에서 볼트를 밟았다는 판정으로 탈락해 올림픽 출전권을 놓친 온드라는 툴루즈 대회에서 종합 2위를 거둬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프랑스 툴루즈 올림픽예선전에서 체코의 아담 온드라가 스피드클라이밍 종목 등반을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하치오지 세계챔피언십에서 볼트를 밟았다는 판정으로 탈락해 올림픽 출전권을 놓친 온드라는 툴루즈 대회에서 종합 2위를 거둬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대한민국의 올림픽 출전 여부는 오는 4월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 대륙별 챔피언십에 달려있다. 최대 남녀 각 1명씩 가능하다. 이 대회에서 최종 우승하거나 아니면 이미 출전권을 확보한 선수, 또는 출전권을 더 얻을 수 없는 국가의 선수의 바로 다음 순위에 오르면 마지막 한 장 남은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