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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이스클라이밍 대회, 산악계 돌파구 될까
[칼럼] 아이스클라이밍 대회, 산악계 돌파구 될까
  • 이영준 기자
  • 승인 2020.01.08 2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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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절반으로 줄어든 아이스클라이밍 대회... 동계청소년 올림픽 기점으로 반전 기대
아이스클라이밍 강국 대한민국, 지금부터 4년 뒤 준비해야

아이스클라이밍 대회는 1912년 이탈리아 쿠르마예의 브렌바 빙하에서 처음 열렸을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1970년대 구 소련에서 정기적으로 빙벽등반 대회가 열리긴 했지만 다른 국가들에겐 개방되지 않았고, 1990년대 중반 이벤트 형식인 프랑스 쿠쉐벨 대회와 미국 윈터 X게임 등을 거쳐 국제적으로 일반적인 경기 규정이 정해진 건 1998년의 일이다.

‘월드컵’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진 첫 대회는 2000년에야 시작되었으며 당시엔 독일의 고공작업 전문 기업인 호엔베르크슈타트(Hohenwerkstadt)에서 주최해 이탈리아, 러시아, 오스트리아, 캐나다 및 스위스 등 5개 국가에서 대회가 치러졌다. 당시만 해도 대회는 경쟁보다는 이벤트 성격이 강했다. 

2002년, 국제산악연맹 아이스클라이밍 위원회가 조직되고 월드컵을 주관하게 되었으며 자연 빙벽에서 열리던 대회는 점차 스포츠 경쟁의 공정성을 위해 인공벽에 홀드를 부착해 치르는 형식으로 바뀌어갔다.

길지 않은 역사지만 월드컵에 대한 각 국가들의 관심이 늘어가고 경쟁스포츠와 산업으로서의 장점이 부각되며 국제산악연맹은 아이스클라이밍을 동계올림픽 종목에 진입시키는 데에 노력을 기울였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홍보 이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쇼케이스를 거쳐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종목에 채택되게 한다는 계획이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아이스클라이밍 쇼케이스 무산으로 항의하고 있는 선수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아이스클라이밍 쇼케이스 무산으로 항의하고 있는 선수들.

 

특히 2011년 청송에서 월드컵을 유치하는 한편 우리나라 선수들이 세계 상위권에 늘 오르는 등 한국은 아이스클라이밍 국제무대를 주도해갔다. 하지만 평창 쇼케이스가 무산되며 이 같은 노력은 차츰 힘을 잃어갔으며 지난 해까지 청송을 비롯해 중국 베이징, 스위스 사스페, 이탈리아 라벤스타인, 프랑스 샹페, 미국 덴버 등 6개 국가에서 열렸던 월드컵은 올해 청송과 중국 장춘, 스위스 사스페 등 3개 대회만 치를 정도로 축소되었다.

2011년 청송에서 처음으로 열렸던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올해로 10회 째를 맞는다.
2011년 청송에서 처음으로 열렸던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올해로 10회 째를 맞는다.

대회를 한번 치를 때마다 최소한 수억 원의 예산이 드는 만큼 흥행과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올림픽 종목에 대한 기대가 희미해지며 주최측에서는 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 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안고 출전했던 선수층도 은퇴하는 경우가 늘고 신규 세대의 유입이 더뎌 타 종목에 비해 선수 고령화 추세가 큰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속에서도 희망은 있다.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동계청소년올림픽의 차기 개최지로 한국이 단독 유치신청을 했으며, 2024년에는 개최국 권한으로 아이스클라이밍을 정식종목으로 채택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1월 9일부터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제3회 청소년 동계올림픽. 우리나라는 지난 대회 4위와 2위에 올랐을만큼 청소년 동계스포츠 강국이다.
1월 9일부터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제3회 청소년 동계올림픽. 우리나라는 지난 대회 4위와 2위에 올랐을만큼 청소년 동계스포츠 강국이다.

만 15~18세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올림픽은 2007년 처음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발의되고 2010년 첫 하계올림픽이 열렸을 만큼 그 역사는 짧지만 엄연히 세계인들이 함께 하는 올림픽이다. 더군다나 한국은 2012년 제1회 인스브루크 동계청소년 올림픽에 참가해 4위, 2016년 릴레함메르 올림픽에는 미국과 금메달 개수 10개로 동률을 기록하며 2위에 오른 청소년 동계스포츠 강국이다. 몇몇 스포츠 선진국들끼리 겨룬 것이 아니라 세계 70개국이 참가하는 대회에서 거둔 성적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2009년 박희용 선수가 종합 월드랭킹 2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1년 신운선 선수가 종합순위 3위를 기록하는 한편 지난해까지 리드 종목에서 송한나래, 이영건 등 꾸준히 후배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온 우리나라는 청송 월드컵 운영 10년 등 선수 기량과 경기 운영 면에서 세계적으로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에게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4년 뒤 열릴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이들이 지도자로 나서 후배들을 키우고, 대한산악연맹의 행정력이 뒷받침되어 성공적인 대회를 치른다면 이후 아이스클라이밍이 성인 동계올림픽 종목으로 나아가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국제산악연맹이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일원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맡게 된 것도 이런 기대를 더하게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세운 어젠다는 ‘지속가능성’이다. 지속가능성의 핵심은 젊은 스포츠를 육성하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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