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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올라 '하일' 탄성, 나치 시절 떠올려
정상에 올라 '하일' 탄성, 나치 시절 떠올려
  • 오영훈 미국통신원
  • 승인 2020.01.2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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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산악 문화에 얽힌 불편한 역사

독일에서는 산꼭대기에 오르면 크게 ‘베르크 하일’(berg heil, ‘잘 올랐다’)을 외치는 관행이 있다. 프랑스나 영국에서는 정상에서 무언가를 외치는 관행이 아예 없다. 독일어권인 스위스에서는 단지 축하한다는 말을 할 뿐이다.

정상에 올라 ‘베르크 하일’을 외치는 관행에 논란이 일었다. 사진 알핀.
정상에 올라 ‘베르크 하일’을 외치는 관행에 논란이 일었다. 사진 알핀.

독일에서는 이를 두고 나치의 유물이라며 그만둬야 한다는 논쟁이 일고 있다. 실제 산정에서 ‘베르크 하일’을 외쳤을 때 옆에 있던 이가 나치의 유물이라며 지적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물론 ‘하일’(영광)을 외치는 인사법은 히틀러 시기 이전부터 있었고 ‘베르크 하일’도 1880년대부터 사용돼왔긴 했다.

히틀러 시대에 나치가 사용한 ‘직 하일’(승리) 인사법. 현재 독일에서는 엄격하게 금지됐다. 사진 에베렛 소장.
히틀러 시대에 나치가 사용한 ‘직 하일’(승리) 인사법. 현재 독일에서는 엄격하게 금지됐다. 사진 에베렛 소장.

그러나 나치가 이를 본격적으로 가져다 공식 인사법으로 사용하면서 이후 부정적인 의미가 담기게 됐다. 또 나치 독일에서 등산은 아리아 인종의 우수성을 알리는 스포츠로 장려됐고 1930년대 낭가파르바트 등반 등 국가주의 등반도 유행했다.

즉 관행으로 굳어졌지만 ‘베르크 하일’은 반유대주의, 인종차별 등을 떠올리는 단어가 됐다. 실제 독일에서는 현재 한쪽 팔을 들어 올리는 하일 인사법은 불법이다.

이를 두고 독일산악전문지 <알핀>에서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이에 참여한 네티즌들은 이러한 비판에 부정적인 듯 보였다. 산정에 오른 기쁨을 표현하는 데에 적절하다며 큰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