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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환경, 부실한 준비, 무너진 팀워크로 무산된 K2 동계 초등
혹독한 환경, 부실한 준비, 무너진 팀워크로 무산된 K2 동계 초등
  • 오영훈 미국통신원
  • 승인 2020.02.17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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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모았던 다국적 K2 동계 초등 원정대가 부실한 준비 속 팀워크 와해로 일찍 철수했다.

이들은 총 8명이다. 밍마 G(네팔), 가오리(중국), 욘 스노리 시구르욘손(아이슬란드), 토마즈 로타르(슬로베니아) 4명이 등반대원이고, 탐팅 셰르파, 푸르 갈젠, 파상 남케 셰르파 등 3명의 네팔인과 파키스탄의 시르바즈 칸 등이 등반 도우미로 고용됐다.

8명으로 이뤄진 K2 원정대. 사진 밍마 G 셰르파.
8명으로 이뤄진 K2 원정대. 사진 밍마 G 셰르파.

이전까지 몇몇 팀들은 헬리콥터로 베이스캠프에 입성했지만 이번 원정대는 하계시즌과 같은 일정으로 도보로 이동했다. 1월 14일 상행카라반을 시작, 예정보다 사흘이나 길어진 9일 동안 깊은 눈을 헤쳐가며 힘겨운 도보 운행 끝에 1월 22일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밍마 G가 이끄는 K2 원정대 베이스캠프.
밍마 G가 이끄는 K2 원정대 베이스캠프.

24일 전진캠프 이후까지 전 대원이 짐을 수송하고 로프를 고정했다. 26일에는 1캠프까지 로프를 고정하고 캠프에서 1박했는데, 이때 강풍과 강추위에 밍마, 가오리, 시르바즈가 크게 혼이 났다. 등반은 쉽지 않았다. 낮에도 영하 30도를 밑도는 기온 속에 로프 설치 등의 작업이 어려웠다. 여름 시즌과 달리 루트는 파란 빙벽지대였다. 낮도 짧았고 거센 바람이 불었다.

1캠프로 오르는 설사면이 단단한 빙벽지대가 되었다. 사진 밍마 G 페이스북.
1캠프로 오르는 설사면이 단단한 빙벽지대가 되었다. 사진 밍마 G 페이스북.

29일에는 욘, 토마즈, 3명의 셰르파가 나섰다. 이중 셰르파들은 500m를 로프 고정하고 하산했고, 욘과 토마즈만 남아 2캠프(6600m)까지 로프를 설치한 뒤 31일 하산했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일단 위성전화가 불통이 되었다. 그런데 마침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확산된다는 소식이 전달됐다. 중국의 가까운 이들이 걱정됐지만 소식을 전할 수 없게 된 가오리는 철수를 선언했다. 밍마도 기침이 끊이질 않아 마찬가지로 하산을 결정했다. 후에 네팔 병원에서 밍마는 폐렴 진단을 받았다. 가오리와 밍마가 철수한다는 얘기에 토마즈도 흔들려 기권하고 말았다. 이들의 도움 없이는 어렵다고 판단했고, 또 토마즈가 얻을 수 있던 날씨정보로는 오는 며칠 동안 악천후가 지속된다고 예보됐기 때문이다.

베이스캠프에서 1캠프 향하는 중간 아이스폴 지대. 밍마 G 페이스북.
베이스캠프에서 1캠프 향하는 중간 아이스폴 지대. 밍마 G 페이스북.

남은 이들은 등반 의지를 계속 다졌다. 2월 6~7일에 좋은 날씨가 예보돼 2월 5일 새벽 셰르파 3명이 출발했다. 그러나 이중 한 명이 1캠프 부근에서 낙빙에 맞고 크레바스에 빠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구출해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

결국 헬기 두 대로 부상당한 셰르파와 가오리, 밍마 등은 먼저 빠져 나오고 다른 대원들은 도보로 하산했다.

유일하게 등반 의지를 굽히지 않은 이는 욘 스노리(73년생)였다. 어쩔 수 없이 철수하게 된 욘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원정대의 비현실적인 계획, 대원 사이의 불화를 비난했다. 가오리나 밍마 등도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 등정을 위해서는 모든 대원이 충분히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년에 다시 온다는 각오다.

욘 스노리.
욘 스노리.

한편 이번 동계시즌에 K2 등반 허가를 받은 팀은 이들 외에 또 있다. 인근 브로드피크에서 등반 중인 데니스 우룹코와 돈 보위 2인조다. 그러나 이들 중에 돈 보위는 폐렴 증세로 먼저 하산했고, 홀로 단독등반 기회를 노리는 데니스 우룹코가 브로드피크를 마치고 K2로 올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 보인다.

K2의 욘 스노리는 매일의 등반 정보를 GPS로 수신하여 인터넷으로 공개했다. 이미지 eur-share.inreach.garmin.com/GCGB5 캡처
K2의 욘 스노리는 매일의 등반 정보를 GPS로 수신하여 인터넷으로 공개했다. 이미지 eur-share.inreach.garmin.com/GCGB5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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